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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거대 포털 네이버, 돈과 권력을 쥐다

서비나라 2006. 6.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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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거대 포털 네이버, 돈과 권력을 쥐다
이정환 기자 2006-06-05
네이버는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다. 네이버는 이미 검색 페이지뷰의 3분의 2 이상,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가 사회적 의제를 독점하는 상황도 심상치 않다. 이제 네이버의 놀라운 성공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독점과 독점이 확산되면서 나타날 여러 문제들, 그리고 그 대안을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다.
NHN의 성장은 정말 놀랍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00년까지만 해도 100억 원을 밑돌았다.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2000년 7월 온라인 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합병하면서부터다. 그 이듬해인 2001년 매출액은 243억 원, 매출액은 그 뒤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2002년에는 746억 원, 2003년에는 1천663억 원, 2004년에는 2천294억원, 지난해에는 3천575억 원까지 늘어났다. 5년 만에 1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NHN은 한때 게임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한게임에 매출의 절반 가까이 의존했다. 2003년 기준으로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이 767억 원, 전체 매출 1천663억 원의 46.1%나 됐다. 그런데 이 비율은 2004년에는 37.3%로, 지난해에는 25.7%까지 줄어든다. 검색 광고 부문 매출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검색 광고 부문 매출은 1천732억 원, 전체 매출 3천575억 원의 48.4%에 이른다.
인터넷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검색 페이지뷰 점유율은 70.4%에 이른다. 2004년 57.9%에서 1년 사이에 12.5%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가 야후를 앞지른 것은 2002년 12월, 네이버 지식검색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한때 검색 페이지뷰 점유율이 40% 가까이 치솟았던 야후는 속절없이 1위 자리를 네이버에 내줬다. 네이버의 독점이 시작된 것도 그 무렵부터다.
네이버의 검색 페이지뷰 점유율은 다른 포털 사이트들 점유율을 모두 더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다. 2위인 다음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많다. 다음은 13.8% 밖에 안 된다. 네이버의 놀라운 시장 점유율은 4천만 개의 질문과 답이 올라와 있는 지식검색 때문인데 그 덕분에 다른 검색까지 덩달아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툭하면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검색광고 시장도 당연히 네이버의 독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검색광고 시장은 2002년 600억 원 수준에서 2004년에는 2천억 원까지, 그리고 지난해에는 3400억 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해마다 70% 이상 성장한 셈인데 올해는 5천300억 원으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50.9%에 이른다. 페이지뷰 점유율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역시 시장의 절반 이상이 네이버의 몫이다.
인터넷마케팅협회에 따르면 전통적인 배너 광고를 포함해 온라인 광고 시장은 해마다 평균 29.9%씩 성장해 2008년이면 9천745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 무렵이면 온라인 광고가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7%까지 늘어나게 된다. 네이버가 지금 수준의 점유율만 유지한다고 해도 검색광고 매출이 지난해 1천732억 원에서 2003년이면 4천964억 원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네이버의 검색광고는 스폰서링크와 파워링크, 플러스프로, 비즈사이트 등 네 종류가 있다. 맨 위에 뜨는 스폰서링크는 온라인 광고회사인 오버추어에 임대해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고 파워링크와 플러스프로는 노출 빈도에 따라 정액 요금을 받는 정액제 방식, 맨 아래 비즈사이트는 클릭 수에 따라 요금을 받는 종량제 방식이다. 오버추어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음과 엠파스 등 모든 포털 사이트에 똑같은 광고를 게재하는데 역시 종량제 방식이다.
예를 들어보면 쉽다. 오버추어 광고의 경우 '꽃배달'이라는 검색어로 맨 첫줄에 광고를 내려면 클릭 한 번에 2천 원씩, 한 달 예상 클릭 수가 2만547건이라면 4천285만 원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찬가지 계산으로 '성형외과'라는 검색어는 한 달에 759만 원, '중고차'는 823만 원, '신혼여행'은 433만 원 등이다. 광고 단가는 계절이나 경쟁 상황에 따라 늘 바뀐다. 핵심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광고주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파워링크나 플러스프로 등 네이버 자체 광고의 경우도 '꽃배달'은 최소 입찰 가격이 910만 원인데 실제로 낙찰을 받으려면 경쟁 상황에 따라 훨씬 치솟을 수도 있다. '성형외과'는 303만 원, '중고차'는 646만 원, '신혼여행'은 397만 원 등이다. 얼추 계산해보면 네이버는 '꽃배달'이라는 검색어 하나만으로 파워링크와 플러스프로에서 한 달에 최소 1억840만 원을 벌어들인다는 이야기다.
이밖에도 오버추어에서 들어오는 이익 배분도 파워링크 매출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꽃배달'의 경우 오버추어에 들어오는 광고료가 최소 1억5천961만원, 점유율 기준으로 하면 네이버에서 오버추어로 건너가는 비율이 50% 이상, 결국 네이버는 오버추어에게 최소 5천만 원 이상을 배분받는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비즈사이트까지 포함하면 네이버는 '꽃배달' 하나만으로 25개 업체에게 한 달에 2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이버가 지나치게 많은 광고료를 받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벌어서 모두 네이버에 갖다 바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네이버에 광고를 내고 있는 한 꽃배달 업체 사장은 "2~3년 전보다 광고 단가가 10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광고 단가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다. 그는 "광고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광고를 하자니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물론 광고 단가를 올리는 것은 네이버가 아니라 광고주들의 경쟁이다. 광고 단가는 입찰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광고주들의 광고만 검색결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검색어의 경우는 과당 경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심할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비로 빠져나가는 답답한 상황이다. 광고주들의 과당 경쟁을 방치하고 그 과정에서 네이버만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최대입찰액 제도도 광고 단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광고주들이 최대 입찰액을 지정해 놓으면 이 한도 안에서 다른 광고주보다 무조건 10원 더 높은 금액으로 자동 입찰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가장 위쪽에 광고가 뜨도록 하는 방법인데 결과적으로 과당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클릭 한 번에 3천 원을 넘어서고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검색 광고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최근에는 판매되는 검색어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테면 '꽃배달' 뿐만 아니라 '인천 꽃배달'이나 '생일 꽃배달' 등의 검색어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전체 검색어 가운데 검색 광고가 붙는 비율이 이미 30%가 넘어선 상황이다. 이제 웬만한 검색어는 모두 광고가 붙는다는 이야기다.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네이버의 이익도 갈수록 늘어난다.
NHN은 독점을 둘러싼 논의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일 뿐 인위적인 독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색광고 책임자는 아예 인터뷰를 취소하기도 했다. NHN 관계자는 "최근 광고 단가의 상승은 광고주들의 자율 경쟁에 따른 시장 가격일 뿐 우리는 단가 결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검색광고 시장의 성장은 광고 단가 상승보다는 검색광고 커버리지 증가 등 시장의 질적 성장으로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압도적인 독점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정보 검색의 관문(포털)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 네이버는 이제 그 검색 결과를 판매할 만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이제는 네이버에 검색되려면 비용을 치러야 하게 됐다. 문제는 네이버의 영향력과 맞물려 그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에 광고를 내겠다는 광고주는 얼마든지 있고 네이버는 가장 높은 비용을 치르는 광고주에게 한정된 광고를 내주면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결과의 판매가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사용자들은 결국 꽃을 주문하려고 '꽃배달'을 검색하는 거 아닌가요. '꽃배달'을 검색한 사용자들에게 꽃배달 광고를 보여주는 건 오히려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사용자들이 원하는 결과라는 말입니다."
'꽃배달'이나 '성형외과' 같은 검색어는 중소 자영업자들의 몫이지만 사실 네이버의 최대 고객은 G마켓이나 옥션 같은 온라인 쇼핑몰, 그리고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소매 대기업들이다. 이들은 이제 네이버 검색광고를 빼놓고 마케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장 규모가 기대 이상으로 커질 수도 있고 네이버의 영향력도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확대될 수 있다.

의제의 독점이 더 큰 문제

독점의 또 다른 문제,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는 네이버가 우리 사회의 의제를 독점하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인터넷 조사업체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방문자는 하루 평균 550만 명, 페이지뷰는 1억 건에 이른다. 또한 인터넷 순위 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기존의 신문과 방송 등 뉴스와 미디어 분야의 점유율이 꾸준히 떨어지는 반면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추세다.
최근 영국의 BBC방송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과 미국, 독일 등 10개국 1만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 비중이 85%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BBC는 40% 이상의 한국인들이 기존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 때문에 지난해 뉴스를 얻는 매체를 인터넷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34%의 응답자는 인터넷을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 꼽기도 했다.
이렇게 포털 뉴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가벼운 가십거리 뉴스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들의 뉴스 첫 페이지에서 스포츠 기사가 19.4%, 연예 기사가 15.7%나 됐다. 지면의 3분의 1 이상이 스포츠·연예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짚고 넘어갈 것은 뉴스의 편집권, 더 나가서 우리 사회의 의제 설정권이 과연 포털에게 주어져도 되느냐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대 포털 뉴스 담당자의 68.6%가 자신을 언론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그 이유로 기사 선별과 편집(31.4%), 의제설정 기능 행사(11.4%) 등을 꼽았다. 실제로 민언련 조사에 따르면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기사의 제목을 바꿔 다는 경우도 전체의 85.4%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긴 제목을 수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12.6%는 전혀 다른 제목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페이지뷰를 올리려고 선정적인 기사를 전면 배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NHN 미디어서비스팀 박선영 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실 뉴스 서비스에서 페이지뷰는 큰 도움이 안 됩니다. 매출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광고가 더 붙는 것도 아니죠. 우리는 페이지뷰를 오히려 비용으로 간주합니다. 굳이 페이지뷰를 늘리려고 선정적인 기사를 많이 띄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스포츠·연예 기사가 '가장 많이 본 뉴스'를 차지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박 팀장의 설명은 이렇다.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조회 수에 따라 자동으로 선정됩니다. 미디어서비스팀과 뉴스편집팀은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NHN 사장은 물론 대통령이라고 해도 외압을 넣을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선의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누가 NHN을 견제할 것인가

이제 NHN이 선택한 기사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의제가 되는 시대가 됐다. NHN의 선택한 관점을 대부분의 사람이 공유한다. NHN은 뉴스와 의제의 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결국 영리기업이고 이 영향력이 다분히 사적인 이해에 직간접적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NHN은 아무런 사회적 견제도 받지 않고 있다.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 검색은 정보를 얻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면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검색은 우리 사회의 지식 콘텐츠를 망라한, 이를테면 사회적 인프라인 셈인데 NHN은 이 인프라를 독점하고 이 인프라를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낸다. 그동안 우리는 포털 서비스를 공짜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 비용을 사회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수혜자가 NHN이라는 이야기다.
NHN은 지난해 매출액 3천575억 원에 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는 매출액이 5천421억 원에 당기순이익이 1천523억 원까지, 내년이면 매출액이 7천22억 원에 당기순이익이 2천118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이 이미 40%를 넘어섰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특히 검색광고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NHN의 영향력과 시장 지배력도 이와 맞물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인터넷 경제의 네트워크 효과

가장 빨리 ‘독점’한 NHN

네트워크 효과란 다른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더 늘어나는 경향을 말한다. 인터넷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것도 이런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특히 검색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은 이왕이면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한 사이트를 찾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찾는 사이트인가가 그 기준이 되는 것이다.
비용 구조가 동일하더라도 결국 상위 기업들만 살아남아 자연 독점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넷 산업에서는 연구개발비나 설비투자 비중이 높고 가변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다. 사용자들이 늘어나더라도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 반면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추가 생산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은 정보기술 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NHN이다. NHN은 가장 빨리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자연 독점 균형을 만들었다.
NHN의 방문자 수 증가율은 이미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방문자 수증가율이 업종 평균은 9.4%에 그친 반면 NHN은 32.7%나 늘어났다. 페이지 뷰 증가율 역시 업종 평균은 25.9%, NHN은 63.1%나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NHN과 다른 포털 사이트들과의 격차는 갈수록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검색광고를 비롯해 NHN의 매출과 수익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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