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이야기

UCC Management ① UCC와 이노베이션

서비나라 2007. 4.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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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고수에게 배운 마케팅 혁신
토플러 뺨칠 아이디어 샘솟네!

‘좁은 것 같아도 골짜기마다 사람이 있다.’ 유명 역학자인 조용헌씨가 전통 한학을 가르치는 국내의 한 동양 학자를 만나고 나서 던진 말이다. 인재가 없는 것 같아도 강호에는 숨어 있는 고수가 많다는 뜻인데, 사실 ‘UCC 커뮤니티’처럼 이러한 논리가 딱 맞아떨어지는 영역이 또 있을까.

영화 ‘타짜’의 패러디 버전으로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 CEO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대학생,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상대로 온라인 판매 노하우를 강의하는 20대 후반의 청년까지 UCC는 장삼이사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들은 기업 이노베이션의 자양분이기도 하다. UCC 고수 세 명을 만나 봤다.

연예상품 마케팅 정통한 이시몬씨
꽉 막혔던 마케팅 전략 뻥 뚫어

이시몬씨(경북대 심리학과 4년)는 요즘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 1월 코스닥 상장회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 음악사업부에 취직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 분야의 인기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른다. 이씨가 일자리를 얻은 것은 모두 UCC 덕분이었다.

지난해 추석 최다 관객을 동원해 화제를 모은 타짜의 패러디 버전, ‘8세 이상 관람 가능한 타짜’가 이 회사 태정호 사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투 대신 부루마블이 등장한 이 동영상 UCC는 네티즌들에게 화제를 모으며 조회수가 무려 200만건을 돌파했다. 영화 제작과 수입, 음반 제작을 비롯해 연예인 매니지먼트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태원은 신인 가수들을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을 모색중이었다.

이씨의 동영상 UCC는 태사장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태 사장은 이씨를 전격 채용했다. 이씨는 지금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소속사 신인 가수들을 등장시킨 짧은 동영상 UCC를 만들고 있다. 동영상 UCC 동네오빠 러브레터와 미스터 다니엘 꼬시기에는 회사 신인 가수 양요섭과 다니엘이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1시간 이상인 TV 프로그램보다 입맛에 맞게 골라 볼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2일 기자와 만난 이씨는 “UCC는 파급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반면 다른 인기 UCC가 등장하면 쉽게 잊혀지는 단점이 있다”며 기업이 UCC를 통한 마케팅을 전개할 때 지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가 태 사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를 가늠하게 한다.

온라인 판매 비법 전도사 김도형씨
톡톡 튀는 홈쇼핑… 쇼핑몰 매출 300배↑

올해로 29세인 김도형씨는 인터넷 쇼핑몰 주인장닷컴의 주인장이다. 그는 UCC 동영상홈쇼핑을 통해 판매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뿔테 안경에 우스꽝스러운 콧수염, 동네 아저씨의 헤어스타일은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시작은 미미했다. 하지만 톡톡 튀는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일은 술술 풀려나갔다.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을 재미있게 소개해 주는 것이 바로 김씨의 경쟁력. 홈쇼핑을 모방한 개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개그맨 ‘안어벙’을 떠올린다고 할까. 금연 재떨이, 휴대용 칫솔 살균기, 음성변조기 등 흔히 볼 수 없는 상품이 인기다. 그의 홈쇼핑 방송은 누적 조회수가 무려 1000만에 이른다. 수치상으로만 보자면 전 국민의 20%가 다녀갔다고 볼 수 있다.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제조업체들이 쇼핑몰에 납품을 의뢰하면서 구비한 제품도 3000개로 늘어났고 쇼핑몰 매출도 300배나 뛰었다.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소비자의 특성을 정확히 포착하는 능력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김씨에 주목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가뜩이나 대기업에 비해 자금이나 인력에서 열세인 중소기업들은 아이디어에 항상 목이 마르다. 평범한 이들이 만드는 UCC를 그저 흘려보낼 수 없는 배경이다. 김씨는 요즘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씨는 “중소기업들의 UCC 마케팅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아예 UCC를 통한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별도로 설립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젊은 여성 소비자 움직이는 김진희씨
수십억 CF 광고 누른 3분짜리 동영상

온라인상에서 요가걸이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김진희씨(숙명여대 무용과 4년). 그녀는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가 개인방송으로 유명하다. 얼굴이 작아지는 요가, 어깨선이 부드러워지는 요가를 시연한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그녀의 목에는 흰색 DMB MP3가 걸려 있다. 이는 PPL마케팅의 산물이다. 김씨가 시연하는 요가가 미용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초반의 미혼 여성들의 높은 관심을 끌자 제조사인 LG전자가 그녀를 설득한 것. 김씨의 요가 동영상은 편당 1만∼1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다른 블로거가 펌을 통해 동영상을 링크하는 것을 감안하면 김씨의 동영상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단순 조회수보다 수배 이상 높다고 할 수 있다. 3∼5분짜리 짧은 동영상의 힘은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 CF광고 이상의 광고효과를 자랑한다. PPL 이후 김씨 역시 제품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케이블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그의 동영상에 붙는 댓글 수도 많아졌다. 제품의 인지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지난 3일 공강 시간을 쪼개 기자와 만난 김씨는 “졸업반이 되면서 취업준비와 졸업준비로 동영상을 올리는 횟수가 뜸해졌다”며 “하지만 여유가 되면 요가 외에 필라테스도 UCC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스튜어디스도 되고 싶고 스포츠용품 관련 기업에서 홍보, 마케팅 일을 해보고 싶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UCC로 취업벽을 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현희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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