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이야기

[Insight] 엔씨소프트는 얼마나 위대한 기업인가?

서비나라 2020. 5.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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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카페24 최창규 이사]

 

오늘 오후, 설레는 마음으로 “현대카드 + 대한항공” 카드를 받아 감동에 젖어 현대카드의 마케팅을 칭송했지만, 실은 요사이 풀리지 않는 나의 진짜 과제는 바로 엔씨소프트의 위대함이다.​

그동안 내가 걸어왔던 커리어가 주로 통신이나 미디어, 커머스와 관련된 것이라서 직간접적으로 겪은 “위대한 기업(Good to Great)”은 2000년대 초반의 NTT docomo, 그리고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 Microsoft, Tesla, NVIDIA, Alibaba, Tencent, 그리고 Apple과 삼성전자와 같은 이름들이다. ​


국내에서는 단연 NAVER와 kakao.​

최근에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갱신하고 있고, 오늘은 네이버 시가총액(35조)이 국내 통신 3사 SKT, KT, LG U+의 시가총액 합(28.6조)을 뛰어넘었다는 기사*도 나왔다. 네이버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네이버 페이, 카카오 뱅크나 카카오 페이지, 카카오 선물하기의 혁신성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나 ICT 관련 기사에서 자주 언급된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두 대표 기업의 위대함은 굳이 이 글에서 반복해서 언급하지 않아도 스스로 반짝반짝 빛난다.


하지만 그 사이... 조용한 강자 엔씨소프트는 올해 1Q 실적(영업이익) 2,414억으로 네이버(2,215억)보다 많고, 네이버 + 카카오(882억)를 합한 것의 80% 수준이다.​ (컨센서스였던 2,751억 대비로는 12.3% 하회)

심지어 엔씨소프트의 2019년 1분기 영업이익이 795억이었으니 YoY +204%다. 시총 15위권 상장 기업이 이게 가능한 수치인가? 말이 안 된다. 제대로 된 상품이라고 해봤자 Lineage 하나뿐인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친구를 맺고 있는 페북 내 모든 오피니언 리더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쳐둔 것과 엔씨의 영업이익 절대 규모가 엇비슷하다니...​


배경은 바로 #리니지2M

엔씨소프트는 십수 년 동안 우려먹었던 ‘사골국’ 리니지의 후속판인 리니지2를 모바일 버전으로 전환해 2019년 11월 27일에 출시했다. 그런데 이해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는데 리니지2M과 전작인 리니지M 사이에 소위 자기 잠식(Cannibalization)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객군(Target Segment)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대체재가 아니었고, 추가 구매의 대상이었다! 맙소사... (※ 리니지M의 일별 매출 : 2019년 3분기 22억 vs. 2020년 1분기 23억)


“린저씨(리니지 + 아저씨)”들이 하루에 수십억 씩 돈을 싸들고 엔씨소프트를 찾아왔고 찾아오고 있고 찾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말 그대로 충성 고객이다. Google Play Store에서 리니지2M은 리니지M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던 며칠(4/26~4/30, 5일)을 제외하고는 출시 이후 5달 동안 최고 매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2위는 리니지M이고, 리니지M은 2017년 6월 21일 출시 후 리니지2M이 출시되기 전까지 31개월 동안 매출 1위였다.) ​

물론 리니지2M의 확률형 과금 때문에 지난 달 청와대 청원까지 가는 불매 운동*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추세로 볼 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1분기 실적을 간략히 분석해 보면 리니지2M의 매출이 3,411억, 리니지M 매출은 2,120억이다. 이것을 1분기(91 days)로 나눠보면, 하루에 리니지2M이 37.5억, 리니지M이 23.3억의 매출을 발생시켰다는 이야기이고, 요약하자면 매일매일 리니지가 엔씨소프트에 60억을 벌어다 줬다. (아주 거칠고 간단한 산수로) 1분기 추세가 유지된다면 두 게임만으로 연간 매출이 2조 2천억이다. (물론 시간이 가면서 매출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서 실제 매출은 이것보다는 작을 것이다.)


나 스스로 미디어를 십수년 공부하고 또 일하고 있고, 실제 Mobile IPTV (OTT) 상품도 내서 가입자를 수백만 모아 보기도 했지만 인터넷 세상의 절반밖에 몰랐던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스타크래프트 조차 한 번도 안 해본 내가 과연 미디어를 논할 수 있는가?, 인터넷 세상과 Business Model을 이야기 할 수 있는가? 미디어 혹은 인터넷 산업에서 게임 산업이란 무엇인가? IP(Intellectual Property)의 위대함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다만 다행(?)인 것은 이것은 나만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끄러움은 몇 달 전까지 술, 도박, 마약과 함께 게임을 4대 악(惡)으로 규정했던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게도 오롯하게 적용된다. (최근 정부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COVID-19 상황 하에서 게임 산업을 국가적으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얼마나 위대한 기업인가?”​

최근 나를 굉장히 괴롭게 하면서 동시에 즐겁게 하고 있는 질문이다. 또 이것을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전자상거래(EC)와 잘 연결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기회가 창출될까를 생각해 본다면, (거짓말 좀 더 보태) 밤에 잠이 안 온다!


p.s. 1​
“될놈될”. 될놈은 된다. 최근 KBO의 무관중 경기 중계로 인해 North Carolina라는 인구 천만 도시를 덤으로 얻은 NC 다이노스의 후광 효과로 인해, 엔씨소프트는 북미 진출을 위한 효율적 마케팅 수단을 얻었다. 택진이 형의 마법!​


p.s. 2​
첨부 그림은 지난 10년 동안 엔씨소프트의 주가 추이. 일부 등락은 있었지만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2020년 05월 12일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 시총 36.0조, 카카오 18.7조, 반면 엔씨소프트는 16.4조에 불과하다.​


p.s. 3 (추가)​
Jaejin Lee 님께서 댓글에서 지적해 주신 것처럼 충성 고객의 “불매 운동”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깊게 새겨봐야 할 포인트가 분명하다. ​

​ 또 내가 본문에서 기업의 위대함(Good to Great)이라는 것을 수익성(Profitability)이라는 단일한 잣대로 봤는데, “Next NC”라고 하면 글로벌(특히 북미)이나 전자상거래로의 연계가 중요한 논점이 될 것 같다.​

​ 1분기 기준 국내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로 글로벌은 아직 엔씨 입장에서 큰 과제다. 참고로, 창업자 김택진의 아내 윤송이 박사의 회사 내 공식 직함은 Global CS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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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이번 CI 리뉴얼의 목표는 창사 초기부터 지향해 온 ‘혁신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면서 엔씨라는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혁신을 추구하는 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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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4 (추가)​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 유통에 관해 신규 발급을 전면 중단한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 이슈 때문에 어려운 시장이었지만, 오늘 나온 지드래곤의 광고 관련 뉴스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 http://naver.me/xY0mJ1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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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No1.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최창규 총괄이사님의 사전 동의를 얻어 해당 블로그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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