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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제 동생네랑 식사를 같이 할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네랑 따로 만나서 식사할 때도 있고, 명절 때 고향인 제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와서 자주 느끼는 것은 식사를 하면서 날리는 제 동생의 정겨운 멘트가 식사 분위기를 아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야, 이 나물 무침 맛있는데 …… 음, 이거 무슨 나물이에요?”

“음~~~, 이 생선조림, 참 맛있네. 간도 딱 맞고.”

“이 무김치는 아삭아삭 한 게 참 맛 있네. 조금만 더 익으면 정말 맛있겠다.”

제 동생은 반찬 한 가지를 먹을 때마다 음식을 음미하면서 제수씨나 어머니와 정겨운 대화를 나눕니다. 물론 표정에서도 아주 맛있다는 것을 약간 과장되다 싶을 정도로 표현합니다.

그 때마다 제수씨나 어머니는 흐뭇해하면서 ‘이건 무슨 재료이고, 양념은 어떻게 했다.’는 둥 얘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저는 말없이 밥을 먹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밥을 맛없게 먹거나, 재료가 궁금하지 않아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저도 나름대로 몇 가지 요리(?), 예를 들어 김치찌개나 볶음밥 정도는 가끔 식구들이 해달라고 요청을 할 정도로 요리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식사 때는 말없이 먹어야 한다고 교육 받은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편이죠.

그리고 속으로 생각을 합니다. ‘내가 밥 먹는 모습이나 표정을 보면 내가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걸 모르겠어?’라고요.

물론 제 어머니는 제가 맛있게 먹는다는 걸 잘 알겁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건 자식이 무언가를 표현해서가 아니라, 자식 그대로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어머니도 제 동생이 반찬이 맛있다고 표현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 표정이 밝아집니다. 그리고 그 표현이 계기가 되어 다른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특히 제수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더하죠. 제수씨는 제 동생이 날리는 멘트에 맞장구를 치면서, 요리 비법(?)에 대한 얘기를 서로 나눕니다. 그리고 어제 맥주를 마셨던 맥주집 분위기 등으로 대화가 옮겨 가면서 식사 자리는 정겨움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저도 요즘은 가끔 식사자리에서 반찬에 대한 칭찬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물론 제 동생만큼 자연스럽게 되지는 않지만 확실히 효과는 크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 엔지니어들은 대화를 할 때 공감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데 주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마음속으로 공감을 하지 못하면 그 설득은 실패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설득은 감정, 즉 공감을 통해서 하는 것이고, 논리는 그 설득을 합리화시키는 과정이다.’라고 까지 말합니다.

좀 극단적인 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흉악무도한 살인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죠.

객관적으로나 논리적으로 그 살인자는 나쁜 사람이고, 이 사회에서 추방되어야 할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 살인자의 어머니도 같은 생각을 할까요?

아마 대부분의 어머니는 ‘아니야, 내 아들이 살인을 저지른 데는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야. 내 아들은 그렇게 극악무도하거나 살인을 저지를만한 아이가 아니야.’라고 생각을 할 겁니다. 그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내린 논리적인 결론에 결코 설득되지 않을 겁니다.  

영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낯선 고객을 만나 내 상품을 사라고 설득할 때는 상대가 나에 대해 먼저 공감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영업은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자신을 파는 것이다.’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보험이나 가전제품 판매왕이 된 사람들의 비결을 들어보면, 대부분 고객과의 친밀한 접촉, 즉 경조사 챙기기, 잦은 접촉, 확실한 A/S로 신뢰 쌓기 등 고객과의 인간적인 공감이 주류를 이룹니다.

물론 제품이나 상품의 우수성도 영업에 필수 조건이지만, 인간적인 공감대 형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처음 영업을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도 바로 고객과 공감하는 것이었습니다.

내 제품이 경쟁 제품보다 싸고 좋다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상대 고객의 편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즉 ‘내가 이익을 보기 위해 제품을 당신한테 떠맡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이익을 위해 내가 노력할 것이다.’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엔지니어들이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가 바로 ‘고객과의 공감 부족’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에 대한 인정입니다. 바로 상대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려 주는 공감을 먼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이렇게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기 보다는 뭔가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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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분야: 행복한 부부/ 남녀의 차이 이해

Posted by 서비나라 서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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