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사랑해요. 엄마!

서비나라 2006. 6. 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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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얘기인데요... 같이 함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동창회 사이트에 있는 제글을 이곳으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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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신혼여행 후기를 먼저 올려야 했는데... 어머니의 수술 이야기로 시작을 해
좀 씁쓸하구나...



이미 지난주에 어머니의 수술 예정일자를 알고 있었기에 전날인 어제까지는 담담했지만
잠을 못 이루겠더라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잠이들어 좀 늦게일어나 괜히 와이프한테 심술을 부리고 문
밖을 나서는데 미안한 마음이 앞서 병원에 도착해 수술 대기중이던 어머니를 뵙고 바로
전화를 했다. 미안하다고...



단촐한 우리 가족에게 지금껏 있었던 가장 큰 수술은 치질수술이 전부였기에 아마도 더
긴장되고 마음을 졸였나 보다. 지금 수술상황안내 모니터는 9시25분을 표시하고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신지 벌써 한시간이...



병실에서 수술실로 옮기는 중에도 애써 태연하신척 웃음을 머금고 계시던 어머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수술실로 이동 수술실 문앞에서 마지막으로 안약을 한번 더 넣으
신다며 간호사가 넣어주는 안약을 핑계로 눈을 깜빡이시며 애써 눈물을 참으시는 모습
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 원체 겁이 많으신 분이여서...



"엄마, 긴장하시면 마취도 잘 안되고 주사바늘도 잘 안들어가니까... 마음편하게 몇시간
주무신다고 생각하세요!"라며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말하는 순간에도 어머니의 손은 많
이 떨리고 있었다. 이미 눈망울에는 눈물이 고여 막 떨어질듯 하지만 강한 모습을 끝
까지 보여주시던 어머니!



이내 내 손을 떠나 어머니는 수술실로 들어가셨다.



내 결혼 2주전 왼쪽눈을 다치신 어머니는 어지러움과 통증을 호소하셨지만 2주내내 걱
정하시는 것이 우리아들 결혼식에는 좀 나아져야 할텐데라는 말씀만 되풀이 하셨다.



어머니의 사랑은 이 세상의 어떠한 사랑보다도 고귀할것이라고 새삼 느껴보았다.



지금막 수술상황안내판에는 어머니의 수술시작을 알리는 '수술'이라는 빨간 글씨가 선
명히 나왔다.(9시35분)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전신마취와 함께 3시간여가 걸린다니
걱정이 많이된다.



잘될거야... 그럼 잘되야지...하며 마음속으로 계속 질답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진정
시켜보지만... 아마도 내 평생 3시간이 이렇게도 길고 지루한적이 없었을것이다.



내 주변에 돌아가신 남편, 수술실에 들어간 4살박이 예림이 엄마와 할머니가 슬프게
울고 계신다. 나두 무지 슬프다...ㅠ.ㅠ



친구들아! 우리모두 부모님께 잘하자. 우리보다 먼저 아픔을 당한 친구들도 있겠지만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사랑해요. 엄마!

@서연아빠, 서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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