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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사 포인트

올해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 전망이다. 어려운 경영 상황은 사람 관리에 있어서 위협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올해, 우리 기업들이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인사 포인트를 짚어본다.

대내외적 경영 여건이 밝지 않다. 지속되는 환율 하락으로 수출 전선에는 비상등이 켜졌고,내수 부진 역시 경기 회복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북한과 이라크 문제 등 국제 정세의 불안도 여전하다. 올 경제 성장률이 당초보다 낮은 3~4% 대로 예상되는 등 일각에서는 제 2의 IMF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긴축 경영,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 등 비상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우리 기업들이 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무리한 확장 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조직의 군살을 빼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이다. 한편, 전략적 승부 사업에 대한 선행 R&D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는 등 힘든 여건 속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올 한해 우리 기업들의 경영 계획은 다양하지만,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어느 기업이든 순탄치는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위기를 조직 실체 변혁의 기회로

경영 환경 악화는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고 관리하는 인사 측면에서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구조 조정과 그에 따른 인력 감축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위협 요인이다. 다운사이징에 따른 실직 위기감과 직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한편, 남아있는 구성원의 사기 저하 또한 그냥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더하여,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강도 높은 혁신 활동을 전개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업무량은 늘어나고 스트레스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반면, 힘든 경영 상황은 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호기(好機)이기도 하다.

어려운 역경을 헤쳐나가지 못하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을 구성원에게 심어줌으로써 변화와 혁신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성과가 좋았을 때에는 잘 보이지 않던 내부의 문제들이 위기시에는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위기를 통해 조직의 현주소를 냉철히 진단하고 경영의 기본을 다잡는 활동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올해의 힘든 경영 환경은 반드시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 실체 변혁을 위한 기회일 수도 있다.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올해, 우리 기업들이 이에 효과적이고 지혜롭게 대응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주요 인사 포인트를 짚어보자


1. 과감한 인적 구성 혁신

우선,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과감한 인적 구성의 혁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고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 맞는 사람들이 조직의 핵심 포스트에 포진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인력들이 기존 사업 관행에 젖어 있거나 노화된 지식을 갖고 있어, 더 이상 변화 추진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새로운 피를 과감히 수혈하는 등 내부 인력의 혁신을 감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합리적, 체계적 경영에 능통한 GE 출신인 James McNerney를 신임 회장으로 영입한 3M이 이에 해당되는 예다.

3M은 ‘오늘날과 같이 치열한 경영 환경에서는 기존의 3M 방식만으로는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개혁을 시작했는데, 그 첫 출발은 CEO의 과감한 교체였다.

McNerney는 부임 이후, 전체 매출 중 신제품 매출 비중을 기존의 25%에서 2002년에 4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새롭고 도전적인 시각에서 3M의 혁신을 단행한 바 있다. 이처럼, 정체된 기업의 혁신과 성장 모멘텀을 가속화 하는 차원에서 외부 인사의 과감한 영입도 올해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두어야 할 포인트이다.


2. 혁신을 통한 경영 합리화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혁신 활동이 필요하다. 특히, 저부가가치 업무를 줄이고 일을 합리적이고 스마트하게 처리하여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직무 및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 1985년부터 1989년 사이 불황기를 맞은 Oryx는 기업 체질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부가가치 창출과 무관한 일을 찾아 제거하는 혁신을 감행하였다.

실질적 가치 창출과 무관한 약 1,500여 개의 불필요한 작업을 제거하였으며, 단순 문서 작성 업무의 25% 정도를 줄였다. 예산 결재 단계 또한 대폭 줄여, 예산 편성 시간을 기존 7개월에서 6주로 단축하였다.

이러한 현장의 혁신 활동 추진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거나 탁월하게 생산성을 높이는 등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사람에 대해서는 분명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상은 자신이 성취한 것에 대한 회사의 인정으로서 그 동기부여 효과가 매우 크다. Continental Airlines는 혁신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모든 임원과 리더들의 성과급 지급에 반영하고 있다. ‘현장 직원들이 Go Forward라는 혁신 운동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가, 리더가 구성원을 얼마나 존중하는가’ 등이 주요 평가 지표이다.





3. 배려와 Fun을 통한 氣 살리기

배려와 Fun을 통한 구성원 기 살리기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구조조정과 혁신이 지속되다 보면, 구성원의 스트레스나 업무 피로도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감이 쌓이면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날 수 있으나, 쉽게 지치게 되어 중장기적으로 조직이 황폐화되고 성장 동력이 반감될 수 있다. 요즘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시스템보다는 구성원들의 열정, 창의성 및 끈끈한 감성적 유대감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불경기일수록 ‘사람이 경쟁력’임을 인식하고 구성원들을 배려하며 사기를 북돋우는 조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고 회사로서 9천 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J. Walter Thompson은 경기 침체기에 대형 거래처를 잃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등 회사가 위기에 빠져 구성원의 사기가 떨어진 적이 있었다. 동사는 직원 사기 고양 차원에서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지만 건강 지원 센터와 의료 지원 제도를 운영하면서, 무료 마사지 서비스, 요가 수업 등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였다.

이 회사의 북미 지역 지사장은 ‘우리 회사는 전적으로 구성원의 재능과 아이디어로 먹고 사는 회사다. 그래서, 이들이 재충전하고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생산성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그 이전보다 더욱 높아질 수 있었다고 한다.


4. 인력 감축만이 능사는 아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 가운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력 감축을 실행하거나 계획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인력 감축은 인건비 절감을 통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저성과자의 퇴직을 유도하고 외부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성급한 인력 감축은 조직 분위기 침체, 직장 안정성에 대한 불안 증가, 업무에 대한 몰입 감소 등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인력 감축 시에는, 그 대상자를 엄격히 선발하고 감원 대상자 처우 및 생존자의 사후 관리 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인력 감축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 또한 적극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Chevron의 예를 보자. 동사는 1992년 불가피하게 대량 인력 감원을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자,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력 재개발 프로그램(Deployment Program)’을 시행하였다 우선, Chevron 자회사로의 전배를 돕기 위해 감원 대상자에게 6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고, 적정한 포지션을 찾을 것을 권고하였다. 이 기간 동안 대상자들은 자회사와 인터뷰 및 미팅을 하면서 적합한 일자리를 찾게 된다. 이 중에서, 자회사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직원은 외부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교육비의 75%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Chevron은 이 제도를 통해 감원 대상자의 80%가 자회사에서 다시 일 할 수 있었으며, 예상했던 퇴직금 중 약 25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Work & Life 프로그램을 통해 감원을 최소화 하는 기업도 있다. Charles Schwab은 매주 금요일에 무급 휴가를 가도록 권장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고 했으며, 이동통신 회사인 Bell South는 2002년 경기 침체시에 약 4만 명의 직원에게 일주일의 무급 휴가를 권장하여 1천 4백만 달러의 운영 경비를 줄이고 감원을 방지하였다. 이를 통해, 직원 사기를 높이고 핵심 인재를 유지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5. 공격적인 인재 확보 활동

한편, 경기 호전시에 발 빠르게 도약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고 경영의 기본을 다지는 활동 또한 인사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호황기에 채용 규모를 늘리는 반면, 불경기에는 그 규모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구조 조정에 따른 내부 일자리 감소와 인건비 절감 노력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운 바로 이 시점이 오히려 전문 기술과 풍부한 경험, 노하우를 겸비한 고품질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 결과 노동 시장에 우수 인재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고학력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인력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우수 인재의 가치가 실제보다 저평가되어 있을 수 있다. 적은 채용 비용으로 잠재력 있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호기라는 의미다. 불경기라고 무조건 채용을 줄이기 보다는 R&D나 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사업 및 제품 개발과 관련된 분야의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우량 기업들일수록 인재 확보에 상시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Microsoft는 ‘Candidate Generator’라는 채용 전담 부서를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똑똑하고 스마트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Cisco Systems 역시 100여명이 넘는 별도 채용 부서를 구성, 산업내 최고 인재만을 엄선하고 있다. LG, 삼성 등 우리 기업들도 미래에 대비하여 핵심 포스트와 기능중심으로 우수 인력 확보에 대한 투자 규모를 더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상황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기업들은 무조건 채용을 줄이기 보다는 향후 기업 성공에 필요한 핵심분야를 선별하고, 이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채용 기법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6. 변혁적 리더의 확보와 육성

위기의 시대에는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하고 변화와 혁신을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신사업을 전개하거나 사업의 Turnaround에 있어서 구성원들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리더가 그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Hewlett-Packard는 2002년 경기 침체와 닷컴 신화의 붕괴로 사상 초유의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는 등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다. 자체 조사 결과, 위기의 본질은 80여 사업부간 협력과 공조 체제의 미흡으로 고객과 주주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재창조(Reinvent)’라는 혁신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리더들의 마인드 변화가 절실함을 깨달았다. 이에, 자기 개혁 촉진 및 고객 대응력 강화 등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하기 ‘다이나믹리더십(DynamicLeadership)’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크게 부서간 협력과 상호 학습을 촉진하는 ‘협력을 통한 고성과 창출(Accelerating Alignment and High Performance Collaboration)’과, 신속한 의사결정과 성과에 대한 책임감을 교육하는 ‘책임감 있는 실행력(Executing with Accountability)’으로 나누어 리더십 강화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리더들의 재창조적 사고를 촉진하고 고객 대응력을 높이는 등 약 15배의 교육 투자 효과를 보고 있다.


7. 무조건적인 인사 비용 절감 지양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경비를 절감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교육 훈련이다. 교육 훈련의 성과는 쉽게 눈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몇 년 후에나 가시적 성과가 보이기 때문에 투자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교육 훈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필요한 교육 훈련은 줄이되,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교육 훈련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Southwest Airlines은 9.11 사태 이후, 항공기 이용 고객이 급감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직원에 대한 교육 훈련 투자 만큼은 줄이지 않았다. 사내 대학인 ‘University of People’ 전 학장 Rita Bailey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는 오히려 교육 투자를 늘렸다. 교육은 직원들의 의식을 단단히 무장시키는 요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9.11 테러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보안 교육 및 심리적 공황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을 교육시켰다고 한다. 힘든 경영 여건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 훈련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8. 성과주의 보상 체제 정착

마지막으로 성과주의에 입각한 보상 체제를 보다 확고하게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상당 수의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성과주의 보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예컨대, 실력과 성과보다는 근속년수에 의해 더 많이 영향을 받는 연봉제, 실질적인 차등 효과가 미흡한 성과급제가 그것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성과주의가 아니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기업이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견디기 힘든 시기가 되었다. 다시 한번 자사의 보상 체계를 냉정히 짚어보고, 엄격한 성과 관리와 그에 연동한 보상을 강화하여 구성원들의 성과 마인드를 Upgrade할 필요가 있다.

Continental Airlines는 1994년 부채가 650만 달러에 이르는 등 파산 위기를 맞았다. 위기의 주된 원인은 항공사로서 고객 서비스와 정시 도착률이 매우 중요함에도, 구성원들이 그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구성원 의식 개혁을 위해 동사는 보상 제도의 변화를 추진하였다. 우선, 조종사는 정시 도착률을 특별 보너스 산정의 기준으로 삼고, 정시 도착시에 65달러를 지급하였다. 또한, 영업 사원은 승객 모집 정도에 따라, 예약 부서 직원은 전화 응답률과 예약이 실제 탑승으로 이어진 건수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성과주의로의 보상 체제 변화는 연간 2천 2백만 달러가 추가 재원으로 소요됐지만,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났다.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정시 도착률은 미국 항공사 중 Top에 등극했으며, 탑승 예약률은 20%에서 90% 대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여 ‘모든 것을 줄이자’와 같이 무작정 허리띠를 졸라매는 식의 인사가 전개되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낭비성 업무나 경비를 줄여 조직의 내실은 기하되, 우수 인력의 확보, 성과주의 경영의 정착 등과 같이 미래 성과 창출의 근본 동인에 대한 투자는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말 그대로 위기는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담고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올해의 위기를,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끝-


*출처-주간경제815호

자료제공 : 잉크나라 노희승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