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이야기

어느 웹 디자이너의 넋두리!

서비나라 2006. 6. 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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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지나면 33입니다.

웹디자인, 참 괜찮은 직업입니다. 무엇보다 달리 할일이 없어 선택한 일이라면
참 고역이겠지만, 좋아서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게 놀고, 돈까지 버는..

저 역시 재미 때문에 선택한 일이고, 정규코스(학원,미대)수료자가 아닌 필드
수료자(독학)라 남들과 다르지 않은 많은 고초(2년이상 임금체불)도 겪었습니다.

지금 32살, 연봉 1800받고 일하다 좀 더 많은 연봉에 대한 욕심에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잡코리아를 뒤지다 현재의 모습이 3년전 이회사를 들어올
당시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림 짐작 대략 20~30%이상의 업체는 여전히 임금체불 가능성 업체,
20~30%의 업체는 형편없는 임금 제시업체, 그리고, 10% 미만의 우량업체가
있습니다. 이미 임금체불을 경험하며 단련된 많은 웹디자이너들은 궂이 클릭해
보지 않아도 업체의 사정을 명확히 꿰뚫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웹디자이너들도
회사의 복지수준(최소한 법인업체 여부-4대보험)과 직원수, 회사위치로 본 건물
의 월임대료 수준, 대한상공회의소등록여부와 금감원에 등록된 정보등을 파악하여
회사의 형편을 정확히 뚫어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초보 디자이너들이 문제입니다.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도 없고,
그래서 받아 주기만 한다면, 또는 충분히 실력으로 입사할 재능이 있더라도 업체
를 잘 못 골라 그러한 악덕 업체에 취업하게 됩니다. 눈치 빠르고, 적극적인 성격
을 지닌 사람들은 한달후 바로 빠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러한
업체들을 전전하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5년간 웹디생활을 하면서 수백명의 이력서와 직접적인 면접을 봐본 결과
대략 60%이상의 디자이너들이 임금체불의 경험이 있고, 야근등 혹사 당해본 경험이
있음을 토로했습니다.

초보 디자이너 지망생을 위해 힌트 하나 드린다면, 잡코리아 웹사이트를 볼때,
일단 사원수와 매출액을 확인 하세요. 매출액이 기재되어 있다면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업체는 매출액을 기재하지 않습니다.

너무 초라 하거나 매출액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매출액은 그 회사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숫자입니다. 자신의 전화번호만큼이나...
그러나, 기재하지를 않는다면, 무엇인가 감추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재가 번거로워 대충기재하다 누락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재된 모든 정보는 약간의 과장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대게가 사원수를 부풀리는
경우이고, 임금을 체불하더라도 임금수준을 기재하기도 합니다.

사원수가 3~6명 수준의 업체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비법인회사
((주)자가 붙지 않는, 4대보험이 제공되지 않는..)는 피하십시오. 법인등록을 위하
여 단돈 150만원이면 사금융업자를 통하여 법인등록이 가능함에도 법인등록을 하지
않는 개인사업자들은 않 그런 경우도 있지만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잡코리아의 기업개요와 비젼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 조잡 하다거나 맞춤법 조차
않 맞는 경우는 회사의 수준을 의심해 볼수 있습니다. 연혁 및 실적이 있는지
어느정도의 실적인지 확인 하십시오.

사업체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업모델과 방문자등의 게시물, 조회수등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구인업체의 대다수가 홈페이지 제작업인데, 홈페이지 제작업이
가장 임금체불이 심한 경우입니다. 대형 웹에이전시나 CEO의 인맥을 통하여 대기업 및
협회등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아닌한 건당 100만원대의 웹사이트 포트폴리오가
고작일 것입니다.

영세하더라도 흔한 홈페이지나 웹호스팅업 이외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좋습니다. 단순히 쇼핑몰이 아닌, HW/SW 개발 및 생산설비 보유업체, 오프라인
Biz모델이 충실히 구축되어 있는 업체로 인터넷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등이 좋습
니다.

그리고, 웹디자이너 모집 업체는 몇개군으로 분류가 됩니다.
1, 영세한 업체 또는 견실한 오프라인망을 갖춘 업체로 회사의 홍보용 웹사이트나 판매용
웹사이트를 구축하되 외주제작/관리는 어렵고, 그렇다고 웹디자이너를 고용하기에는
웹사이트 관련일거리가 많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러한 업체에서는 웹디자이너가 기획/프로그래밍/웹디자인/관리 외에 간단한 사무나
전화응대까지 하여 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웹디자이너의 프로그래밍 실력
이 떨어져 프로그래밍 구축후 간단하게 관리가 가능한 부분을 모두 단순노가다 수작업
을 반복하게 되고, 게시판은 대게가 제로보드같은 프로그래밍없이 설치만 하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기간 웹디자인후 장기간 사무직, 잔심부름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
가 많습니다.

2, 위와 유사한 경우로 오프라인 주력업체인데 신규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
입니다. 이러한 업체는 초기에 필요한 인력을 모두 수급후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제작후 일거리가 없어지는 웹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를 모두 해고 하게 되는 업체입니다.

시작을 외주로 시작 하였어야 하는 업체인데, 웹사이트 구축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후에는 어느정도 개념을 잡아, 단기 계약직으로 사원을 모집하게 됩니다.

3, 온라인 전문업체입니다.
안정적인 취업이 가능한 업체입니다. 온라인이 주력이므로, 웹디자이너의 고용보장은
충실하나, 온라인 사업모델이 뻔하고 돈이 되는 분야는 경쟁이 치열하여, 경쟁력이
없는 업체의 경우 고용은 보장되나 임금은 체불하는 경우가 있을수 있습니다.

4, 흔치 않지만,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할 업체로,
강력한 오프라인 사업모델로 수익의 대부분을 오프라인으로 내고 있고, 신규로 온라인
에 진출하거나 이미 진출한 업체입니다.

이 경우는 고용보장과 안정적인 임금을 제공합니다. 단, 3번의 웹에이전시등의 업체
와 비교해 하나의 사이트만 제작 관리하다 보니, 포트폴리오가 초라할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업체는 평생직장 개념으로 입사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직장을 퇴사하게 된다면, 다른업체의 취업이 매우 힘들어 질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직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다른 기회를 잡을 기회도 많아 집니다.
대기업들과 활발하게 제휴하다 보니, 제휴업체 직원들과 미팅을 갖는 기회가 많고,
그러다 스카웃되어 이동하기도 합니다.

제 주변인물로, 삼성 SDS로 연봉을 세배로 튀겨 이동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웹디자이너가 아닌 프로그래머이고, 프로그래머가 상대적으로 눈에 띌수 밖에
없겠지요.

이러한 업체는 대기업의 쇼핑몰과 포털, 대형 여행사(하나,모두,오케이투어와 롯데
자유,투어 익스프레스 정도),기타 오프라인 판매망과 온라인 판매망 모두 활성화
된 업체로 매출액의 대부분은 오프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업체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지요.
그러나, 실제로 늦어버린 경우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돌릴수가 없더군요.
웹디자인이란 직업이 평생직업이 될수는 없다고 인지하기 시작했고, 뒤늦게 공무원
시험이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더니 연령제한이 있더군요.

전공(안전공학)을 살려 건설이나 제조업종으로의 진출을 생각해 보려니 이 또한 연령
제한에 걸리네요. 32살의 나이에 경력이 전무한 신입이 되게 되니까요.

결국 어떻게든 돈 모아 흔하디 흔한 외식업소나 개업해야 하는지...
웹디자인을 계속할수 없는 이유는 나이입니다. 만약 32의 나이의 남성과 웹디자인을 막
시작한 20대의 퀄리티 높은 여직원과 경쟁을 하게 된다면 누구를 선발하겠습니까?
제 나이가 40이되고 50이 되면...

실제로 많은 업체에서 연령제한을 걸어놔, 제가 이력서를 낼만한 회사가 거의 없더군요.
연령제한을 무제한으로 해놓은 업체 역시, 나이가 많은 경우 보류대상이 됩니다.
또한, 성별제한 역시 심한 업종이고..

웹디자인은 구인난과 구직난을 동시에 안고 있는 업종이기도 합니다.
터무니 없는 대우에 높은 실력만을 요구하는 업체들의 구인난과 적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높은 실력을 가진 디자이너들과 실력이 없거나 포트폴리오가 없는 신입들의 구직난.

저희회사가 1명을 구인한다고 광고를 냈을때 들어온 이력서는 3시간만에 100건이 넘어섰
습니다. 퀄리티가 낮은 95명을 추려내고, 다시추려 단 2명만 이력서를 자세히 검토
했었고요. 연봉과 직원 200명에 매출액 100억의 견실한 업체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
를 낸 편이지요.

결국 100명 이상의 구직자들은 또 다른 업체를 찾고 있겠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업체에서는
역시 대부분 이력서가 그대로 Delete될 것입니다.

웹디자인의 미래는 아직은 비관만 할 수준은 아닙니다. 웹은 이미 전화,TV만큼이나 보편화
되어 있고, 아직 잠재시장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런만큼 보장할 만한 미래는 있으나, 그런만큼 영세업체는 더 늘어 날것이고, 경쟁자 역시
더 늘어 날것입니다.

웹디자이너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고, 웹기획과 마케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를 먹어서도 생존확율을 높이기 위함 일 것입니다.
웹디자인이 경력보다는 퀄리티를 요구하지만, 웹기획과 마케팅 분야는 다른 오프라인 직종
과 같이 주요한 경력 그리고, 그러한 경력에서 비롯되는 리스크 관리기술과 시장및 클라이
언트에 대한 분석력등의 노하우 축적이 개인의 훌륭한 자산이자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두서없는 글을 쓴 이유는,
많은 웹디자인 지망생들이 웹디자인이라는 직업에 대하여 바로 직시하여 주시기 바람입니다.
또한, 임금체불시 바로 퇴사하시는 현실파악 능력을 키우세요. 노동부에 호소해 봐야
차압등 강도높은 법적조치는 없습니다. 두번째 직장에서 노동부에 수없이 불려 다니던 사장
은 3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무임금 웹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있고요.

그래서 예전부터 웹디자인 협회가 결성되기를 희망해 왔는데, 이러한 웹디자인 협회에서
임금수준을 결정하고 권익을 대변해 줄수 있는 단체가 어느 업종보다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비관하실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한채 꿈만 갖고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볼수 있습니다. 철저한 자기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이행하는 사람과 어느 누구도 무시
못할 퀄리티를 키워 나가시면 다른 여느 업종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매우 괜찮은 직업이기도
합니다.


※ 구직난속에 구인난을 실감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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