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서비나라 2009. 7. 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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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군함이 안개 속을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키를 잡고 있던 장교가 함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이 속도와 방향으로 가면 20분 후에는 앞에 있는 배와 충돌을 하게 됩니다.”

그 보고를 받고 함장은 무전을 치도록 했습니다.

“여기는 엔터프라이즈 호, 무전을 받는 사람은 소속을 밝혀라.”

“저는 해병 하사 존 브라운입니다.”

“여기는 엔터프라이즈 호. 하사의 배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라.”

“안 됩니다. 엔터프라이즈 호를 북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십시오.”

무전 대화를 듣고 있던 함장이 무전기를 빼앗아서 말했습니다.

“나는 엔터프라이즈 호 함장이다. 하사의 배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라.”

“함장님. 저는 등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함장님의 배를 북쪽으로 10도 돌려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움직이는 각도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등대와 같아서 내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세상과 충돌하지 않으려면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북쪽으로 10도 돌려야 합니다.

 

“천동설을 믿는가, 지동설을 믿는가?”

질문 자체가 어리석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지금도 천동설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천동설을 철석같이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돌리려고 합니다.

지동설을 믿는 사람은 세상을 중심으로 내가 돕니다.

 

제가 부부 문제에 대해 강연을 하면서 느끼는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남녀의 의식 차이를 설명하면서 남편은 아내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내는 남편의 특성을 이해해야 서로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남편들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바로 그거예요. 야, 이거 우리 집사람에게 꼭 얘기해 줘야 되는데. 우리 집사람은 남자의 특성을 몰라서 나를 이해 못해요.”

남편들은 제 말을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아내들이 자신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는 구실로 삼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하고자 하는 얘기는 남편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남편들이 아내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변화시키려고 하면, 또 아내가 남편을 변화시키려고 하면, 부부 갈등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부 갈등이 늘어나게 됩니다.

부부 갈등을 줄이려면, 부부가 제 말을 듣고 상대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변화해야 합니다.

나를 이해해 달라고 얘기할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이해하도록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상대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갈등의 근원은 상대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세상은 엔지니어들의 전성시대였던 과거 산업 사회를 넘어 현재의 지식 사회를 거쳐 이제 감성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엔지니어들의 교육 방식과 사고 체계는 아직도 과거 산업 사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들은 그에 맞춰서 변화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공계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이공계 위기 해결책이 엔지니어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세상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엔지니어가 정단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고위 공직에 이공계 비율을 높여야 한다.” 등등

하지만 이런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지식 사회에 맞게, 더 나아가 감성 사회에 맞게 변화한다면 세상은 더 많은 엔지니어를 원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엔지니어가 대접 받게 될 것이고, 고위 공직에도 엔지니어들의 비율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엔지니어가 변화하면 세상이 변화된다는 논리입니다.

 

제가 이렇게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를 보내는 이유도 바로 엔지니어들이 세상의 변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학교육 혁신과 공학 인증 운동도 엔지니어들이 세상 변화에 맞춰 변화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엔지니어들의 의식 변화 운동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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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분야>
- 학생 대상: 공학교육/ 취업/여성/기술
- 교수 대상: 공학교육 방향
- 기업 대상: 커뮤니케이션/ 커리어 개발
- 기타 분야: 행복한 부부/ 남녀의 차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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