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뉴스레터에 핸드백 비유를 통해서 설명 드린 엔지니어의 역할 변화에 대한 저의 생각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번에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최근 가장 성공한 제품들 중의 하나로 애플의 아이포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포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
유려한 디자인? 편리한 기능?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 능력?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성공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콘텐츠입니다.
사실 아이포드는 애플의 제품이라고 주장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여러 회사의 기술들을 조합(컨버전스)한 것입니다.
자기 헤드는 TDK, 충전용 배터리는 소니, 케이스는 고바야시, 플랫폼은 Portal Player, 메모리칩은 삼성, HDD는 도시바의 기술을 그대로 채용했으며, 이런 부품들을 모아서 중국 심천의 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한 일은 콘셉트를 만들고 디자인을 한 정도입니다.
그러면 애플만의 노하우가 전혀 없는 듯한 이 제품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디자인을 예쁘게 하고, 기능을 소비자 기호에 맞게 하는 것은 지금도 애플보다 더 뛰어나게 할 수 있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또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아이포드보다 더 멋지고, 기능이 뛰어난 제품들을 지금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어떤 mp3도 아이포드를 능가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애플이 아이포드를 제품으로서가 아니라, 콘텐츠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아이포드의 진정한 경쟁력은 mp3 제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편리하게 많은 음악을 들려주는 소프트 기능에 있습니다. 즉, 음반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합법적이면서 부담 없는 비용으로 음원(노래)를 다운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아이튠스라는 소프트웨어의 제공에 있는 것입니다.
다른 회사들이 mp3를 워크맨의 편리한 형태의 제품 정도로 콘텐츠를 정리하고 있을 때, 애플은 mp3를 컴퓨터와 연결되는 종합 시스템으로 콘텐츠를 잡았습니다. 고객이 다양한 음악을 편리하게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mp3의 개념을 정립한 것입니다.
처음 스티브 잡스가 뛰어난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PC 시장에서 실패하고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쫓겨났던 이유도 바로 자신의 기술만을 고집하고, 제품 자체로 고객에게 접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에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로 돌아와서 mp3라는 PC보다 시장도 작고, 기술적으로 첨단 기술이 아닌 제품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바로 기술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새로운 시대의 엔지니어들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돈을 버는 엔지니어들이 해야 할 역할은 기술이나 제품 그 자체의 무조건적인 개발이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기술은 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 콘텐츠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면 꼭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주위에 있는 기존의 기술들도 이용하고, 꼭 필요할 경우에만 직접 개발한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새로운 시대에서 요구하는 창의적인 엔지니어인 것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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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분야: 행복한 부부/ 남녀의 차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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