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새로운 시대는 소프트한 엔지니어를 원한다

서비나라 2009. 6. 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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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저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첫 직장인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에 근무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으로 내려갔습니다.

공장에서 제가 담당했던 일은 생산관리와 공정관리였습니다. 말이 거창해서 생산관리와 공정관리지, 아침에 출근하면 현장의 운전 일지로부터 원료 사용량, 제품 생산량, 출하량 등을 계산해서 재고를 계산해서 보고한 다음, 현장에서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사실 시멘트 공장에서는 열(에너지) 효율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전체 제조원가의 70퍼센트 이상이 에너지 비용이거든요.

하루 종일 높이가 50미터가 넘는 열교환기 타워를 오르내리면서 풍량, 온도, 압력을 측정해서 에너지 효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당시에는 PC가 없었음) 계산해서 정리하면 하루 일과가 끝났습니다.

직책이 올라가면 무얼 하냐고요?

밑에서 한 작업을 확인하고 도장 찍고, 결재 올리는 것이 거의 하루 일과의 전부였습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거의 이런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 정년까지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직원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은 거의 온라인 측정과 컴퓨터 기능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써서 별도로 보고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울 본사에서도 컴퓨터 모니터만 보면 공장 현황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요.

옛날에 제가 했던 그런 하드한 일들을 지금은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업 분야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가로 제조 시설을 이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미래의 엔지니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있습니까?

아직도 현장에서 측정하고 수작업으로 계산하는 옛날 작업 방식에 맞는 하드한 엔지니어를 아직도 배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엔지니어 인력은 이 뉴스레터의 제목에 나와 있듯이 소프트한 기술(소프트 스킬)을 가진 인력입니다.

하드 스킬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기술, 예를 들어 계산, 프로그래밍, 기획 등이라면, 소프트 스킬은 둘 이상이 모여서 일을 하는 기술,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등을 말합니다.

하드 스킬은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할 수 있지만, 소프트 스킬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소프트 스킬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온 힘을 다 하고 있습니다.

요즘 공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학인증 제도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소프트한 엔지니어를 배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좋은 취지의 공학 인증 제도가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정착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간절한 바램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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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분야: 행복한 부부/ 남녀의 차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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