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한 명 잘 만나면
수억 광고 안 해도 제품 불티
【블로그 마케팅 과정】
1. 블로고스피어 진단
블로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찾고 기업 내부 블로그 문화를 진단하라.
2. 파워블로거와 소통
블로그 환경 진단을 마쳤다면 파워유저의 블로그에 직접 댓글을 남겨 기업 블로그 방문을 유도하라.
3. 기업·브랜드 스토리 확산
유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알림으로써 전자 키워드 시장을 선점하고 기업과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혀라.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의 이중대 부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블로그(www.junycap.com)에 접속해 PR·마케팅 관련 정보를 업로드한다. 그는 블로깅을 통해 전세계의 PR 관련 블로거들을 만난다. 그에게 있어 블로그는 새로운 세상을 읽는 창이자 정보 창고다.
다국적 PR 기업인 에델만은 블로그 전문가 그룹을 두고 블로그를 통한 기업 PR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부장은 언론매체에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일 외에도 고객사의 제품이나 기업이미지를 체크하는 수단으로 관련 블로그를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가끔은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직접 기업을 홍보하기도 한다. 그는 요즘 존슨앤존슨의 구강청결제 리스테린의 미니홈피를 관리중이다. 리스테린 체험단에 선정된 이들이 사용후기와 리스테린과 관련된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면 댓글을 통해 감상평과 제품에 대한 의문점을 올리며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PR하고 있는 것이다.
UCC는 기업 아이디어 창고
블로그가 홍보에서 통신까지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 SK텔레콤과 매일유업의 CF는 모두 UCC 동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됐다. 바나나우유가 원래 하얗다고 주장하다 실직한 백 부장의 스토리를 UCC 형태로 제작한 매일유업의 신제품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광고가 전파를 탄 뒤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농심은 판도라TV와 손잡고 4월 14일 ‘블랙데이를 즐기는 법’을 주제로 UCC 콘테스트를 개최해 ‘BEST UCC’로 뽑히면 ‘짜파게티’의 CF모델로 활동토록 할 계획이다.매일유업이 UCC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광고를 제작했다면 KB카드는 아예 UCC 광고 공모전을 개최했다. 3월 말까지 한 달 간 판도라TV와 공동으로 진행된 UCC패러디 광고 공모전에는 260개의 동영상 UCC가 업로드됐고 조회수만 5만건, 댓글도 2500개에 달했다. 에뛰드는 MTV와 공동으로 오르골 UCC 뮤직비디오 콘테스트를 진행했고 현대차도 투싼 CF만들기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PPL에서 인재 채용까지 UCC마케팅 후끈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도 UCC에 접목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 케녹스는 UCC PPL을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UCC 서비스 업체 엠군의 인기 유저들을 통해 캠코더와 DMB 등 소형 가전을 노출시킨 것이다. PPL 제의를 받았다는 한 파워 유저는 “기업들의 관심이 늘면서 PPL시 유저에게 지급하는 비용도 편당 100만원에서 최근에는 1000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라며 UCC PPL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리어넷, 인쿠르트 등 취업 포털이 UCC 이력서를 취업박람회에 도입했고 엔씨소프트는 직원 채용과정을 블로그에 공개하기도 했다. 스피드뱅크는 엠엔캐스트와 제휴해 동영상 UCC로 3000여 개의 부동산 매물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와 대한적십자사 등도 동영상 UCC를 공모했다. 금융권에서는 UCC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사진과 디자인을 반영한 셀디카드를 내놓은 삼성카드와 외환은행의 UCC 트러스트가 대표적이다. 최근 소니와 HP 등의 기업에서 블로거들을 초청해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던 것은 기업에서 블로거들의 영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비용은 안 들고 전파속도는 빨라
UCC의 핵심은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굳이 수억원대의 광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네티즌들이 알아서 기업을 홍보해주고 이 내용이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된다. 방송 광고에 비해 전파 속도가 빠른 것도 UCC 마케팅의 장점이다. S.M온라인 관계자는 기업들이 앞다퉈 UCC마케팅을 전개하는 이유를 “UCC가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광고라는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로거들의 특징은 백과사전이나 책보다 다른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기업들이 UCC를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러한 블로거들의 성향 때문이다. 인기 블로그나 동영상 UCC는 조회수가 100만 이상에 달한다. 기업에서 파워유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언론학회의 UCC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경성대학교 김선진 교수는 “프로슈머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소비자의 주권이 점차 강해질 것”이라며 “B2C 기업들의 UCC 구애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UCC 시장 급팽창
“동영상에 돈 있다”… 비즈니스 모델 각광
UCC가 새로운 미디어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 국내 동영상 UCC 시장은 판도라TV, 아프리카, S.M온라인(구 다모임), 엠군 등 동영상 UCC 전문 업체와 다음, 네이버, 프리챌 등 포털들이 포진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판도라TV와 S.M 온라인이 운영하는 엠엔케스트의 방문자 수 증가율이 191%, 544%나 신장됐다. 이들의 수익은 온라인 광고와 기업 프로모션, 유저 대상 유료아이템 서비스 등이다. 수익 창출에 앞서 업체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아프리카는 대부분의 UCC 동영상이 편집을 통한 녹화 방송의 개념이 강했던 것을 탈피해 실시간으로 생방송이 가능토록 했으며 UCC를 통한 오픈마켓까지 마련했다. 엠군은 모회사인 씨디네트웍스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용량 무제한, 서버인코딩, 원본 사이즈 지원(최대 1024×768)으로 개인방송의 한계로 지적된 화질 문제를 개선하고 나섰다. 엠엔캐스트와 아우라TV를 운영하는 S.M온라인도 모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해 스타마케팅을 접목, 신인발굴부터 스타들의 일상을 UCC로 서비스하며 차별화를 시도한다. 판도라TV도 동영상 제작에 대한 강좌를 개설하고 편집 노하우 등을 공개하는 ‘판PD님 도와주세요’ 코너를 통해 초보자도 쉽게 UCC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오픈스튜디오 및 중계차 등 장비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동영상 UCC플랫폼 서비스 업체들 중 일부는 수익원 다변화와 함께 순수 창장물에 대한 저작권료 개념의 수익도 배분하고 있다. |
유현희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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