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서울에 있는 지하철역마다 스크린 도어가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크린 도어는 안전에도 좋고, 미관상에도 상당히 좋은 시설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스크린 도어 설치와 관련해서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소문으로 들었고, 실제로 그런 것인지는 확인을 못 해봤습니다만, 지하철 공사에서는 스크린 도어 설치비를 한 푼도 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 했느냐고요?
그건 바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한 회사에서 스크린 도어는 무료로 설치하되, 스크린 도어에 광고를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스크린 도어 설치로 지하철 공사에서는 승객의 안전을 보호 해 줄 수 있는 이점이 생기지만, 부수적인 효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 그 권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스크린 도어 설치 회사에서 제시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지하철 공사에게 돈을 들여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도록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타당성 검토에, 납품 업체 선정에, 입찰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서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수익 창출에 실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하나도 되지 않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승객의 안전과 미관을 개선할 수 있고, 그 스크린 도어 업체는 시설 설치비는 들지만,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구조를 제안하니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윈-윈 비즈니스 모델은 성공한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들입니다.
구굴을 예로 들어볼까요?
구굴이 어떤 사업을 하는 업체입니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지요?
그런데 구굴이 검색하는 데 돈을 받아서 수익을 창출합니까? 아닙니다.
구굴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바로 구굴의 뛰어난 검색 기능을 이용하려고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려는 광고 업체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구굴은 광고업체들에게 광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그 광고에 클릭한 수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구굴에서 검색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은 검색 엔진을 무료로 이용하면서 필요한 경우 관련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고, 광고업체들은 구굴을 찾아오는 수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손쉽게 광고를 할 수 있으니, 이렇게 모두가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냄으로써 현재의 구굴이 수익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입니다.
즉 기술(구굴의 뛰어난 검색 기능)은 그 자체가 돈을 버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고객들을 불러들이는 극히 일부 역할만 한 것이고, 수익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은 기술 개발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여부를 더 크게 좌우한다고 합니다.
최근 뛰어난 기술 개발에 성공한 IT업체들의 고민 중의 하나도 바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입니다.
산업 사회에서는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돈을 버는 확실한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도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이 힘이지만, 그와 반면에 지식이 너무 흔해져서 지식을 돈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때문에 지적재산권을 강조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적재산권은 산업사회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대학을 졸업하는 엔지니어들은 비즈니스 모델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산업사회에서 필요로 했던 기술 개발 능력 위주로 교육을 받고 배출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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