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살고 있는 집 팔면 손해!!!

서비나라 2008. 2. 10.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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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퇴직 시점이 매우 빨라졌다. 40~50대에 퇴직하는 사람이 많아진 반면 평균수명은 점차 길어지고 있어 은퇴 이후 노후 설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 평균수명은 남자가 75.74세, 여자가 82.36세다. 평균수명이 80세인 사회에서 50대 중반에 퇴직한다면 약 25년의 세월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그렇다면 50대 중반, 회사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이후 노후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한국 가계의 대표 재테크인 부동산은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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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생활자는 근로소득이 많지 않다.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산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은 진리다. 따라서 안정적인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논리는 부동산에도 적용된다. 특히 주거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주택은 보유하고 있는 편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 보급률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임대시장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집을 갖고 있는 것은 노후생활에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준다. 물론 최근 몇 년간 겪었던 주택가격의 급등을 기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 주거 안정과 더불어 가격상승을 통한 자산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는 은퇴자라면 주택 이외에 투자하는 것도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지나치게 투자적인 접근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생활여건에 맞는 크기의 주택을 보유하고, 투자 측면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 자산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다. 많이 얻으려 하기보다 잃지 않는 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익성 부동산 투자 고려해 볼 만

연령대가 낮은 은퇴자의 경우 현재 거주가 불편하더라도 자산가치 상승이 비교적 높은 곳에 투자 비중을 둘 수도 있다. 전세 등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자산을 굴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리기보다 자산손실을 막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투자와 주거를 동시에 해결하는 주택 이외에 투자 성격만을 가진 부동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노후에 중요한 것은 자산의 유동성이다. 특히 소득이 없는 경우 예기치 못한 각종 사고로 인해 목돈이 필요한 때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자산구성에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 비율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이 77%로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소유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한 것이다.

이는 좋은 곳에 위치한 좋은 집이 생활 편의성과 동시에 개인의 만족감, 자산 증식 등에 큰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억원대의 주택을 보유하고도 정작 금융자산은 적은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은퇴자의 경우 부동산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금융 자산이 부족하다면 부동산의 일부를 금융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높은 대출을 통해 자신의 경제적 수준을 웃도는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부동산이나 토지 등에 가격 상승만을 바라고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에 무리하게 투자할 경우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노후생활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일정한 소득원이 없다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유자금이 있는 경우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시세차익뿐만 아니라 매월 임대수입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일정한 소득이 없는 경우 수익형 부동산은 고정적인 소득수단으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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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주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상가의 경우 임대관리도 비교적 유리하다. 이에 따라 은퇴자들에게 상가는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임대수익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자산으로서 일정 수준의 소득, 그리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부동산 간접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2001년 4월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으로 도입된 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리츠)는 은퇴자의 투자 대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츠의 주요 수입원은 부동산 임대료이며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다. 리츠는 일반 주식과 비교할 때 주가 상승에 따른 기대수익은 낮다고 할 수 있지만 배당수익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주요 리츠 평균 배당수익률은 8.7%였던데 반해 코스피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1.96%에 불과했다. 특히 리츠의 경우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은 역모기지 활용

자산이 주택에 집중돼 있고 소득이 없다면 역모기지도 노후의 안정적 생활자금 마련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역모기지란 고령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노후생활자금을 매달 연금처럼 지급받는 대출을 의미한다. 만약 3억원 정도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역모기지를 신청하는 경우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은 85만원에 이른다.

역모기지의 지급 방식은 매달 똑같은 금액을 평생 동안 지급하는 종신지급 방식 외에 일정한도 내(대출한도의 30%)에서 수시 인출할 수 있는 종신혼합 방식이 있다.

종신혼합 방식은 갑작스레 발생하는 의료비와 자녀의 결혼 등에 대한 자금 마련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3억원가량의 주택 소유자의 경우 약 3800여만원까지 인출할 수 있으며 1000만원을 인출했다고 가정하면 매월 지급되는 금액은 80만원 수준이다.

물론 모든 은퇴자가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는 부부가 모두 65세 이상 되어야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수도권과 같이 주택가격이 높은 경우 매달 안정적인 생활자금이 예상되는 반면, 주택가격이 낮은 지방이나 농어촌 주택 소유자들은 역모기지를 이용하더라도 매월 수입이 적어 생활자금 마련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주택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는 방안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우리나라처럼 임대시장이 안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거처를 보장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것만으로도 주택의 가치는 충분하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재테크의 중요한 수단으로도 효자역할을 충분히 했다.

물론 모든 경기에 주기가 있듯이 주택경기 또한 주기가 존재한다. 좋을 때가 있으면 안 좋을 때도 반드시 있는 법이다. 따라서 최근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도한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부동산을 어떻게 보유하고, 활용하느냐는 노후생활에 중요하다. 여전히 주택은 심리적 안정과 수익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산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통한 자산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행복한 노후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강민석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mskang@imeritz.com
[출처 :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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