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

금 막상 내다 팔려니...?

서비나라 2008. 1. 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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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투자는 마이너스, 어떤 상품인지가 중요하다

“온스당 900달러가 넘었다는데 1돈이면 얼마가 되는 거야?” “그럼 백금이나 14K도 오른 거야?” 요즘 금값이 올랐다는 기사가 뜨면서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1돈이 900달러가 넘었다 이러면 쉬울 텐데, 국제적인 금시세 단위가 온스(31.1035g)당 가격을 사용하니 어쩌겠는가. 어쨌든 온스는 1돈이 3.75g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하면 되는데, 1온스는 8.3돈, 온스당 900달러라고 하면 1돈에 117달러 즈음 된다고 보면 된다.

환율을 950원으로 친다면 온스당 900달러면 1돈에 11만원 정도다. 그런데 금은방에서 금을 사려니 최근 시세가 12~13만원 정도다. 부가세와 거래수수료 명목이다. 그리고 순금이 오르면 14K나 18K도 오른다. 14K와 18K에 함유된 금만큼 오르는 것이다. 아무튼, 28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본지가 불과 두 달 전인데, 계속 금값이 오르고 있다니 귀금속을 장롱 아래에 숨겨두던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물투자는 위험

지난 30일 동안 금값은 10%가량 상승했고 작년 첫 주에 비해서는 40%가량 상승했다. 금값이 오르는 것에 대해 WGC의 James Burton 회장은 “강한 투자 및 주얼리 수요가 맞물려 지난 6년 간 금값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안전한 투자 은신처, 달러의 헤징 수단이라는 금의 고유한 특성이 금융이 불안정한 시기에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현재시점에서 과연 투자를 위해 금을 사는 것이 좋을까? 1kg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자. 1kg 골드바를 은행에서 사면 현재 3020만원(신한은행 실물기준, 17일 기준)정도다. 그럼 팔 때는? 2616만원이다. 13%정도가 빠지는 셈이다. 금값이 온스당 900달러에 사서 1000달러가 되어서 판다 하더라도 수익을 내기란 어렵다란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금값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악재는 분명 있다. 일례로 미국경기침체 우려가 있던 17일, 하루 사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금값이 하루만에 19달러 넘게 폭락해, 882달러 대로 내려앉았다. 즉, 금을 싸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개념만 가지고 실물거래만을 생각한다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최근의 금 관련 재테크는 조금 다르다. 과거의 금 투자 방법이 ‘금’ 실물을 직접 구입하여 투자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선진국의 ETF처럼 금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이라든가, 금 관련 업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상품, 은행의 예금처럼 통장으로 거래하는 계좌 거래 등 다양한 금 관련 투자 상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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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21 표



이런 투자 상품들의 특징은 금 실물거래를 수반하지 않으면서도 금 가격 상승 시에 동일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소액으로 투자가능하며 거래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장을 통해 1kg을 구입한다면 실물거래 가격 3020만원(신한은행)이 아닌 2709만원이 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투자목적이라면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맞다”라고 얘기한다.

66% 수익률 넘는 것도 있어

은행 펀드 등 금 관련 투자종목의 수익률도 괜찮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 적립통장’의 수익률은 지난 1년간 약 42.67%이고, 지난 3개월간은 약 22.61% 정도다(14일 기준).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과 비교해 거래량도 4배나 급증했다. 펀드 중에는 기은 SG운용이 운영하는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C3클래스는 6개월 수익률이 25.74%다. 올해 11월에 출시한 SH운용의 SH골드파생상품 1-A는 1개월간 수익률이 16%정도로 양호한 편이다.

특히, 세계 유명 금광업체에 투자하는 월드광업주 펀드의 1년 수익률은 66%를 넘어섰다.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금 상품 출시 및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2일 런던 금 시장협회(LBMA)의 국제 금값에 수익이 연동되는 ‘KB리더스 정기예금 골드가격 연동’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제 금값 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30%의 금리가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골드연동형 3호’를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판매한다. 국제 금값에 수익이 연동되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으로 LBMA가 고시하는 국제 금값을 기준으로 한다. 만기 시점의 금값이 처음 가입할 때에 비해 20% 이상 오르면 최고 연 11%의 금리가 적용된다. 기업은행도 이달 말 금 관련 예금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향후 금 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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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신한은행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때이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금에 대한 투자수단과 접근방법의 발달로 금 투자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중국이나 인도 같은 이머징 마켓 국가의 경제성장도 수요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달러화 약세 기조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외환 보유고를 다변화하는 정책도 수요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 금 생산지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금 생산국의 2006년도 공급량이 최근 10 년 중 최저치를 기록하였을 정도로 생산량이 감소하다 보니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르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달러의 대체 수단인 금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하여 가격이 상승한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감 확산으로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 세 번째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안정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향후 금가격의 전망에 대해 최근 단기 가격 급등 현상으로 인해 꼭짓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매도량이 급증하고 달러화 강세 전환 시 조정기를 거칠 수도 있겠지만 조정기간은 길지 못 것이라는 것.

오히려 금의 수요와 공급, 달러화 약세,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요인들로 인해 금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지난주 런던금시장협회의 2008년도 금 가격 서베이 자료를 보더라도 24명중 14명이 1천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응답자들의 평균 금 가격도 862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자료가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금에 대한 투자도 주식 거래처럼 가격 변동성의 위험이 있어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산의 10% 범위 이내로 분산 투자해야 하며, 달러로 고시되는 국제 금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여 표시해서 발생되는 환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어 선물환 약정을 통해 위험을 헷지하는 방법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동일한 기간 동안 투자하더라도 골드바를 매매하는 실물거래는 매입 시 부가가치세 10% 부담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므로 투자 목적의 거래라면 금 적립과 같은 계좌거래가 바람직하다.

이학명 기자 mrm@economy21.co.kr

출처 : ⓒ 이코노미21 (http://ww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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