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초에 결혼(4월 결혼)을 얼마 앞두지 않은 1월에 전남 광주에 계신 이모님댁에 인사드리고 갔다가 발생한 최악의 기상 관련 제 실화입니다. 당시 제가 운영하는 초등학교 동창회 사이트에 올린 글이라서 반말투이니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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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도로공사와 기상청과 관련한 임직원 가족을 둔 사람한테는 미안하이~ 너무 화가나서리...
토요일날 부모님과 내 앤과 함께... 전라도 광주에 있는 이모님댁에 내려갔다. 이미 일주일전부터 출발. 전날까지... 기상예보를 듣고(토요일 비 또는 눈조금이라는...) 내 애마로 내려갔다.
참고로 서울서 광주까지 보통 4시간반~5시간 소요.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지... 일요일 오전 광주에는 영상기온에 비가 토요일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렸다. 그런데... 서울에 계시는 장인어른한테 아침일찍 전화가 왔다. 지금 서울에 폭설이 온다고... 하지만 난 그냥 무심코 흘렸지. 눈 조금 오다 말겠지... 그러고나서 광주 이모님댁에서 아침을 먹고 11시에 동광주 톨게이트를 통해 서울로 향했다.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경로는 호남선을 타고 회덕분기점에서 경부선을 타거나... 중부선을 타면 된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서두... 설명을 위해) 광주에서 올라가는 호남선엔 휴게소가 5개 정도를 지나게 된다.... 아래서부터... 정읍->여산->양촌->계룡->신탄진... 그리고 나서는 경부선 휴게소로 연결되지...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11시에 출발한 나는 씽씽달려 한시간만에 여산 휴게소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기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는데 아버지께서 기름을 넣고 가라는 명령을 어긴채 쌩쌩 달리는 기분으로 여산 휴게소를 지나친지 10여분쯤.... 갑자기 차들이 많아지면서 거의 멈춤상태까지 왔다.
이때까지도 전남,북 지역은 비가 왔기때문에 조금 지나면 풀리겠지 하는 생각으로 서있었다.(참고로 호남선은 고개길이 무지 많음) 여산휴게소에서 다음 휴게소인 양촌까지는 15Km정도... 그런데 한시간이 가두... 2시간이 가두... 3시간이 가두... 거의 제자리였다. 미치겠더구만... 기름은 점점 엔꼬직전이구... 그렇게해서 다음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띠바~ 무려 6시간을 기어왔다. 그나저나 이제 기름을 넣어야 겠다 생각하고 주유소를 찾는데 이런 주유소가 없는거야... 뜨아~
더 황당한건 다음 휴게소까지 15km를 더 가야하는데... 거기도 주유소가 없다는 것야... 미치겠더구만... 부모님하고 나는 당황을 했지... 덩달아 내 앤도 어쩔줄 몰라하구...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나보다 30분 늦게 출발하신 분당 삼촌이랑 연락이 되어서 나랑 똑같은 경로와 상황을 통해 내가 있던 양촌휴게소에서 조우를 하게되었다. 일단 가는데까지 달리다가 기름이 바닥이 나면 줄 매달아서 끌려가려고... 마침 삼촌차는 카니발이여서 힘이 좋으니까...?
그러던중... 하늘이 도왔다고나 할까...? 삼촌차에 묶을 줄을 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을때... 내가 주차해놓은 차옆에서 웬 SK주유소 제복을 입은 사람이 흰통(흔히들 약수통으로 많이 쓰는...)에 한가득 들어있는 휘발유를 옆에있는 다른차에 주유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너무나 반가워서 뭐라 표현도 못하고 그냥 그 아저씨 한테 불쌍한듯이 사정을 해서... 다행히... 30,000원어치의 기름을 주유할 수 있었다. 너무나 고맙고 기뻐서 5,000원을 더 주면서... 히히...(이름은 모르겠지만 아저씨 정말 고맙습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산길을 오토바이로... 흑흑)
이미 이곳의 편의점에는 음식이 다 떨어져... 배고픔을 참고 다음 휴게소를 향해 출발... 역시 다음 휴게소까진 15Km를 더 가야했다.
그렇게 비속에서 정신없이 뛰고 나니까... 7시가 조금 넘더라...
다시 비속을 헤치며 출발~ 다음 휴게소인 계롱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거기서 간단히 우동으로 저녁먹구... 또 출발~ 히히 경부와 호남선이 만나는 신탄진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밤12시좀 넘어서... 무조건 기름을 만땅으로 채우고... 출발~ 한시간 정도는 신나게 다시 달릴수 있었다. 그러나 곧 옥산 휴게소부터~ 천안까지 지체와 서행... 천안삼거리 휴게소를 지나면 소통원할... 그렇게 천안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5시20분~ 이제 거의 눈을 감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앤을 약수동에 내려주고 부모님을 집에(창동) 모셔다 드리고 출발을 해야하는데...
워낙 시간이 늦어져... 서울 약수동에 도착한 시간이 6시30분이여서 부모님을 동대문까지 모셔다 드리고 거기서 택시타고 들어가시고 난 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7시 회사(시청)도착~
무려... 4시간30분거리를 20시간에 걸쳐 올라온 것이다. 이 기록은 우리 가족들중에 한분도 경험을 해보지 못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구정때... 우리 부모님 고향이 전라도 고흥이신데... 딱 한번 20시간 가까이 가보신적은 있다고 하시는데... 서울서 고흥까지는 차 안막히고 갔을때... 승용차로 7~8시간이 걸리는 시간이란다. 거기에 비하면 어제는 거의 환상이었지... 뭐~ 아무리 20년만에 온 폭설이고... 천재지변이라지만... 헐~
근데 왜 기상청과 한국도로공사를 원망하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흘~
우선 기상청~ 원래 우리나라 기상청은 못 믿었지만... 오보를 해도 이렇게 오보를 할 수 있는건지... 20년만에 찾아온 폭설을 두고 눈또는 비조금이라니... 띠바~ 이번 재해로 무려 1000억원대의 손실을 가져왔다는데... 조금만 정확했어도 줄일수 있지 않았을까....
다음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 아무리 기상청이 오보를 했더라도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대처를 했어야 하지 않나... 어제 오늘 신문들 자세히 보면 나오겠지만... 위 글에서 보면 알겠지만... 내가 소모한 시간... 즉, 4시간30분을 제외한 나머지... 15시간 30분을... 25Km구간 두번에서 다 소모한거란다. 가장 큰 이유가 제설작업이 되질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어제 하루 교통방송을 통해 제보된 거의 모든 내용이 위 두구간의 제설작업 요청이었는데... 결국 20시간이 넘어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얼마전 우리나라 작년 한해 교통분단금이 9조원을 넘었다고... 난리를 치면서 국민들한테 절약을 강요하던 놈들이... 어제같은 상황에는 조장을 한것과 다름없었다. 조금만 일찍 제설 작업을 해주었어도 어제같은 일은 없었을텐데... 어제 막힌 구간은 두곳다... 고개였다... 즉 높은 지대에 산악이여서 눈이 쉽게 녹지 않은 곳이였지... 다른 지역에서 눈이 많이 왔다고는 하지만... 기온이 영상이여서 대부분 눈이 녹았거든...
도대체 국민들한테 걷는 혼잡통행료니, 고속도로 통행세니, 주행세니... 걷어서 다 어데 쳐 바르는건지... 전부 룸사롱가서 술로 때우는지... 아마도 어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었을것이다.
그만 할란다. 열불이 나서 더하면 혈압만 오르겠다.
그나저나... 어제 운전중에... 고속도로 한복판에 불이꺼진채 서있는 차들(아마도 기름이 떨어진 차들이 대부분 이었을것이다.)이 많았고... 아주 큰차들은 고개를 넘지 못하고 그냥 길 한가운데 서있고... 가끔은 선두차량에 있는 대형차의 운전수들이 잠이들어... 한참을 서있기도 하고... 참 정신없었다. 가스차 가진 사람들은 어제 무지 고생들 했을거다... 그나마 휘발유 차는 다행이라고 위안이 되더군... 흐흐
나의 두서없이 주절임에 양해바란다. 안뇽
@서연아빠, 서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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